여행

혼자 떠난 히로시마 2박 3일 [2일차]

엉뚱나무 2024. 3. 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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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섬

히로시마 여행 2일차는 9시에 기상했다. 아침은 전날 사온 컵라면에 웰치스 캔맥(?)을 먹었다. 컵라면은 면발이 부드러운 참깨라면 느낌이라 새로웠다. 10시에 체크아웃하여 오늘의 숙소인 큐브 히로시마에 짐 맡기고 미야지마 섬으로 갔다.

컵라면이 진국


https://maps.app.goo.gl/7kDABzAmkMErYmcp7

JR Miyajima Ferry · 1 Chome-11-5 Miyajimaguchi, Hatsukaichi, Hiroshima 739-0411 일본

★★★★☆ · 여객선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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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섬은 본토에서 페리로 10분 정도 걸린다. 구글지도에 검색하니 산요본선을 타래서 히로시마역에서 기차표(왕복 840엔)를 샀는데, 나중에 보니 투어리스트 패스 히로덴으로도 갈 수 있더라. 아무튼 일본은 교통비가 너무 비싸다. JR 기차는 개찰구에 탑승권을 넣으면 반대편에서 펀치가 뚫려 나온다. 이걸 챙겨가야 도착지 게이트를 지날 수 있다.

미야지마구치역에는 11시 반에 도착했다. 근처 사람들 따라서 우루루 이동했더니 페리 선착장에서 입도세 100엔을 별도로 받더라. 바닷바람 맞으며 미야지마 입도했다. 섬에 대한 첫 인상은 일단 사슴들이 오지게 돌아다닌다. 사람의 손을 많이 탔는지 관광객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달려든다. 주민들도 사슴을 길고양이 대하는 것마냥 별 신경을 안 쓴다.
 

사슴이 가게를 막고 있어서 못 들어감


미야지마(=이쓰쿠시마)는 고즈넉한 전통 섬 느낌이다. 비행기가 계속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김포와 제주도의 관계처럼, 본토와 미야지마 사이에 계속 페리가 오간다. 관광객도 있지만 놀러온 일본인들이 훨씬 많았다.

 

사알짝 골목길로 들어오면 사람이 거의 없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가 골목을 따라 섬 내부로 들어가면 장어덮밥집 '아나고메시 후지타야'가 있다. 웨이팅 끝에 1시에 입성하니 미슐랭 1스타 현판이 붙어있었다. 시그니처 메뉴인 아나고메시(장어덮밥)를 주문하니 조리도 오래 걸린다. 소스의 풍미가 독특했는데 약밥 향기도 나고 한솥 치킨마요 소스 느낌도 난다. 든든허니 맛있다.
 

3,000엔 값어치는 한다.

 
https://maps.app.goo.gl/UyPQgsLPsP9caPGu6

아나고메시 후지타야 · 125-2 Miyajimacho, Hatsukaichi, Hiroshima 739-0588 일본

★★★★☆ · 바다장어 요리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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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전에 다 먹고, 전날처럼 카페인 수혈을 위해 스타벅스로 향했다. 현지인들밖에 없던 미츠코시 스벅과는 정반대로 서양인들만 바글바글했다. 아이스 카푸치노를 마시며 다음 일정을 조사했다. 로프웨이 탈까 했는데 귀찮아서 취소했고, 대신 수족관(1420엔)이 평이 좋다고 해서 갔다.
 
https://maps.app.goo.gl/f14NGdoVqnspZgtd7

미야지마 수족관 · 일본 〒739-0588 Hiroshima, Hatsukaichi, Miyajimacho, 10−3

★★★★☆ · 수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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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입성


오자마자 3시에 펭귄쇼가 펼쳐졌다. 그냥 펭귄한테 생선 먹이는 쇼다. 펭귄들 수영이 빠르더라. 3시 반에는 물개쇼가 열려서 구경갔다.
 


살다살다 일본의 작은 섬에서 일본어로 진행되는 펭귄쇼와 물개쇼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조련사 분들께서 뭐라고 하시는지는 당연히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다만 위 영상처럼 숫자 셀 때나, 물개가 공을 튕길 때 관객들이 "이치 니 산 시" 하며 세는 것만 알아들었다.
 

동물 종류가 의외로 많음


2층짜리 작은 수족관이라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동물이 많아서 알차게 구경했다. 쭉 돌다가 1층 기념품 샵에서 펭귄 핀을 하나 사서 나왔다.(4xx엔) 평소 여행을 가면 기념품을 거의 사지 않는 편인데, 미야지마 섬은 맘에 들었기 때문에 두고두고 되새길만한 아이템을 하나쯤 사두고 싶었다. 이 펭귄 핀은 손가방에 끼웠는데, 끼우는 과정에서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밤에 호텔에서 동전 정리하며 찍은 사진인데, 뒤편 손가방에 펭귄 핀이 보인다.


펭귄 핀을 손가방에 끼우려고, 수족관 건물 앞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았다. 바스락거리면서 포장을 뜯었는데, 옆에 있던 사슴한테 어그로가 끌렸다.(아마 음식인 줄 안 듯...) 사슴이 와서는 나한테 얼굴을 마구 들이밀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사슴이 온 김에 옆에 앉아있던 여자한테도 킁킁거리며 달려들었다.
여성분도 좀 당황한 것 같았다. 둘 다 놀라서 일어나고 물건을 떨어트리는 등 소소한 난장판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사슴은 먹을 것이 없는 우리를 떠나 길 건너에 무리지어 있던 남학생들에게 갔고, 여성분과 나는 다시 벤치에 앉았다. 그 분께 심심한 사과를 드릴까 고민했으나 엄밀히 따져서 내 잘못은 아니니 일단 런했다.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구경할 것이 많음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라는 이츠쿠시마 신사도 구경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그렇게나 절경이라고..?' 싶긴 했다.) 바다에 있는 신사인데, 입도했을 당시엔 만조 시간대여서 물에 둥둥 떠있었고, 지금은 간조 시간대가 되어 갯벌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었다.

만조 때에는 신사의 아랫부분이 물에 잠겨 둥둥 떠있는 느낌을 준다

 
단풍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대서 먹으려고 했는데, 달달한 게 별로 땡기지가 않았다. 대신 길거리 음식인 구운 굴 요리가 인기있어 보이길래 간식으로 사먹었다. 감명깊진 않았고 생각했던 맛 그대로였다.(600엔)
 


 

캡슐호텔

슬슬 추워져서 다시 페리 타고, 기차 타고, 히로덴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지금까지는 일본인들 틈바구니에서 폐 끼치지 않고 얌전히 돌아다니며 관광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히로시마역에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낮은 담장을 돌아가지 않고 뛰어넘어 다니길래 나도 따라서 월담했다. (역시 퇴근길은 못 참는다.)
 
https://maps.app.goo.gl/mGj5eLyz228QBzrQ7

Capsule Hotel Cube Hiroshima · 14-5 Noboricho, Naka Ward, Hiroshima, 730-0016 일본

★★★★☆ · 캡슐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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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6시 반에 체크인했다. 일본의 문화를 느껴보고자 캡슐호텔로 예약해두었다. 첫 캡슐호텔이어서 안전하게(?) 독방이 있는 것으로 예약했는데 생각보다 고급이었다. 다만 가성비가 애매했다. 어정쩡하게 비싼 독방 캡슐호텔을 예약한 탓도 있겠지만 4,000엔이나 냈는데 개인공간이 너무 없다.

물론 캡슐호텔은 일본 특유의 문화이기에 한번쯤 경험할 만하지만,
그돈씨 좀 더 보태서 비즈니스 호텔을 가는게 나을 것 같다. 관광와서 개고생은 좋지 않다. (하지만 일회용 면도기와 귀마개, 가운까지 제공되는 등 어매니티는 생각보다 좋았다. 공용 세면대에 스킨과 헤어스프레이까지 갖춰져 있다.)
 

찜질방과 병영 생활관으로 단련된 K-여행객에게 이정도 잠자리는 아늑하다


짐 정리하고 누워서 쉬다가 8시에 설렁설렁 나왔다. 첫날부터 가보고 싶던 일본의 김밥천국, 마츠야가 호텔 건너편에 있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병영식당의 냄새가 났다. 주방과 식사구역이 연결되어있어서 주방 냄새가 그대로 오기 때문인 것 같은데 썩 좋은 냄새는 아니었다.
 

오른편에 돼지고기가 들어간 된장찌개도 있다.


소고기덮밥이랑 된장찌개 세트 뭐시기(750엔)를 시켰다. 자극적인 맛과 든든한 양이 일품이다. 현지 직장인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역시 일본 김밥천국이다.
 

첫날과 같은 장소에서 찍어본 히로시마의 밤거리

 

다이소에서 산 동전 파우치

 
이후 다이소 가서 동전지갑이랑 빗을 사왔다. 이틀 동안 동전만 왕창 남은 동전 빌게이츠가 된 상태였는데, 다시 일본에 놀러오려고 다짐한 상태였기 때문에 동전들을 자판기에 소모하기보다는 현지에서 동전지갑을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처음엔 6개의 칸이 나뉜 케이스를 사려고 했는데, 막상 다이소에서 보니 너무 커서 내 성격상 안 들고 다닐게 뻔했다. 대신 아기자기한 동전보관용 가죽파우치를 샀다. 너무 작지 않나 싶지만 동전이 파우치 안에 꽉 끼는 정도의 크기다. 때문에 동전들을 액면가 순으로 일렬 배치하면 위아래로 섞이지 않아서 유용하다. 한편 머리가 개털이어서 "쿠시와 도코니 아리마스까?" 시전한 뒤 빗도 찾아서 사왔다.
 
https://maps.app.goo.gl/Ho77GjSQ8UjvEQxV6

FamilyMart 가나야마초 점 · 일본 〒730-0022 Hiroshima, Naka Ward, Kanayamacho, 11−20 高田ビル

★★☆☆☆ ·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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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로손을 갔으니 오늘은 훼미리마트를 가려고 했는데, 다이소에서 훼미리마트로 가는 골목길이 완벽한 유흥의 거리(...)였다. 수상한 손님들이 대기 중인 걸스바도 있었고 코스튬을 입은 채 호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술에 취해 소리지르는 사람도 있었기에 빠르게 런했다.
 

빠져나와서 찍음

 
캡슐호텔 방에서는 취식이 불가능해서 라운지로 나와서 먹었다. 참치마요 오니기리랑 캔맥을 먹었는데 오니기리는 역시 한국에서 먹은 참치마요 삼각김밥과 동일한 맛이 났다. 겉모습만 다르고 안은 똑같다.
 

라운지에 사람이 없었다.

 
이후 폰질 열심히 하다가 잠들었다. 와이파이는 무료제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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