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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리프먼, 「여론」, 이동근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22(원본 발행)

엉뚱나무 2024. 11. 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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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적 경제와 방어성에 의해 형성되는 인간의 고정관념(stereotype)이라는 개념이 처음 소개된 서적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대중의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 여론은 과연 합리적인지 등을 다룬다. 대중은 (사건의 특정한 면을 두드러지게 하는) 언론이 제공하는 의사환경(pseudo-environment)에 반응하기 때문에 날것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의사환경에 합리적으로 반응하지도 못한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의 무지에 입각한 민주적 결정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작가는 주장한다.

  하지만 다수의 보통 사람이나 전문 지식인과는 다른, 식견이 있는 시민(well-informed citizen)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의견을 갖고자 한다. 이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해야 건강한 여론 형성이 가능하다.
  1922년에 쓰인 책이지만 현대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를 들어 이 책이 쓰일 당시엔 신문이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신문에 관해 하나의 장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다. 당시의 대중은 신문이 특정 사건들을 다루는 방식이 자기와 맞는지를 근거로 그 신문을 좋아할 것인지 싫어할 것인지를 결정했다. 이는 현재 유튜브나 인터넷뉴스 등의 추천 알고리즘이 점점 편향된 컨텐츠를 제공하는 필터 버블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 필터 버블은 디지털미디어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만 여론을 극단화하여 공익을 저해한다. 다양성 고려 설계라는 법률적 논의로 추천 알고리즘 개편을 시도하는 유럽연합의 사례를 배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라지만 대중에게 도달하는 정보는 정밀하게 통제되어 있다. 이렇게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개개인이 형성한 상(像)은 세상을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소위 '여론'이라는 것에는 항상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요약

 

1. 서론
인간과 그 환경 사이에 의사환경이 끼어들고, 그의 행태(behavior)는 의사환경에 대한 반응이고 행동(acts)은 실제 환경에서 작동

2. 외부 세계에 접근하는 방식
선전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정보원 사이에 장벽(검열, 사생활) 존재가 필요
받아들이는 대중에게도 역시 여러가지 이유로 굴절되어 전달됨

3. 고정관념
낯선 장면에 대한 해석은 그것에 명확성과 일관성을 부여하여 이뤄짐. 사물을 이 사람 또는 저 저녁노을이라고 인식한 다음, 그 사물에 대해 우리 마음에 이미 채워져있는 것만을 주로 보게 됨
훈련받은 사람들조차 고정관념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여 받아들이게 됨(괴팅겐의 심리학회 실험)
고정관념과 모순되는 경험을 마주치면 마음 속 상을 새롭게 수정하거나, 불신하고 예외처리함
post hoc ergo propter hoc(이 다음에, 따라서 이 때문에) : 사건의 전후관계를 인과관계와 혼동한 허위논법 

4. 이해관계
사람의 성격은 자신이 놓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따라 형성
살의를 품은 증오심은 일상적인 시민생활에서 통제되지만 전쟁 중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짐

5. 공통의지의 형성
각 개인의 변화무쌍하고 변덕스러운 심상에서 통일된 국민의지,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논함
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표면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대중적 호소에 두루뭉술하게 얼버무리는 현상 (obscurantism; 몽매주의)
다수의 사람에게 공통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상징의 활용(ex. 미국정신)
상징은 집단을 결합시켜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도록 함
모든 거대 집단에는 지도자가 생길 수밖에 없음. 직접입법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도 대중은 법안의 수정안을 말하는 것이 아닌 객관식의 투표를 하게 됨

6. 민주주의의 이미지
사람들은 자신의 통찰력의 범위를 벗어난 일을 자기 관점으로 보고, 마찬가지로 자기중심적인 다른 사람들과 부딪침
시민들의 대표마저도 확실한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하지는 못함

7. 신문
신문은 우리 경험 영역 안의 사건들도 다루고, 이 사건들을 다루는 방식을 근거로 그 신문을 좋아할 것인지 싫어할 것인지를 결정
뉴스의 기능은 하나의 사건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

8. 조직화된 정보
업무 실행 직원과 조사 직원을 서로 대등하지만 전혀 다른 집단으로 분리

 

월터 리프먼, 「여론」, 이동근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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