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거의) 노베이스의 JLPT N3 응시 후기

엉뚱나무 2024. 12. 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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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베이스

 

10년 전, 중학교에서 일본어 수업을 들었었다. 한자는 新, 分, 金 등등 기본적인 것만 알고 있었다. 일본 애니를 안 봐서 '씹덕베이스'는 아니었다. 이처럼 베이스는 거의 없었지만 히로시마 여행을 다녀오고 일본 문화에 관심이 생겨 N3에 도전하게 되었다.

 

 

초반 공부

 

3월엔 れ랑 ね도 헷갈렸기 때문에 오십음도 출력해서 히라가나부터 외웠다. 

 

그 다음은 듀오링고를 하루 10분 이상 꾸준히 연습했다. 기초적인 일상회화부터 한자와 가타카나까지 숙지했다. 듀오링고에는 한국어↔일본어 코스가 없어서 강제로 영어↔일본어 코스를 연습했다. 영어로 일본어를 공부하다보니 뜻밖에 영어 작문 실력까지 향상된 것은 덤이다.

 

평생 말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문장도 연습할 수 있다.

 

나는 흥미를 붙이기 위해 듀오링고를 활용했지만, 듀오링고로 일본어를 배우는 것은 비추천이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어순이 비슷한 이점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ことになる(하도록 되다)""~ことにす(하도록 하다)"처럼, 한국어와 일본어는 미묘한 뉘앙스마저 유사한 경우가 많다. 영어로 일본어를 공부한다면 이런 미묘한 부분을 캐치하기 어렵다.


5월부터는 일본인 선생님께 주 1회 1시간 과외를 받았다. 일본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발음과 뉘앙스도 관찰하며 배울 수 있었다. 교재는 '독학 일본어 필수 문법'으로 주요 문법과 문형을 정리하고, '해커스 JLPT N3 한 권으로 합격'을 숙제로 했다. 이 시기의 일본어 공부 시간은 주 3~4시간(숙제 준비 1~2시간, 수업 1시간, 복습 1시간) 정도였다. 물론 짬날 때마다 듀오링고도 꾸준히 켰다.

 

주교재 (진도용)

 

부교재 (숙제용)


나는 원피스, 귀멸의 칼날도 안 봤을 정도로 일본 애니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이맘때쯤 넷플릭스에서 스튜디오 지브리를 정주행하고 언내추럴을 시청했다. 일본 노래도 많이 들으면서 가사를 감상하고,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일본어 알고리즘이 뜨면 반복 시청했다. 이렇게 깨작깨작 쌓아놓은 지식들이 도움이 되었다.

 

아무쪼록 반 년 정도는 각잡고 공부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일본어와 가까워지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시험 대비 공부


본격적으로 플래너를 쓰며 공부한 것은 10월 중순부터다. 아래는 역순으로 기입한 플래너 전체 내용이다. (지금 보니까 공부 빼먹은 날이 많았네?)

 

11월
11/30 : 실모 3회, 문법 끝 (교재 완독)

11/29 : 실모 2회
11/28 : 실모 1회
11/26 : 316-323p. 독해 (독해 끝), 문자어휘 끝
11/25 : 308-311p. 독해
11/24 : 306-307p. 독해
11/23 : 302-305p. 독해
11/22 : 359p. 청해, 364-371p. 청해, 374-375p. 청해(끝) 
11/20 : 358p. 듣기
11/19 : 296-299p. 독해, 352-353p. 듣기
11/18 : 350-351p. 청해, 38-53p. 문자어휘
11/17 : 292-295p. 독해
11/16 : 288-291p. 독해
(11/11-13 여행)
11/10 : 286-287p. 독해
11/8 : 114-115p. 단어
11/6 : 90-91p. 단어, 348-349p. 청해
11/5 : 2일 수업 복습, 279-281p. 독해, 346-347p. 청해

10월

10/29 : 274-277p. 독해
10/28 : 338-341p. 청해, 270-273p. 독해
10/27 : 334-337p. 청해, 268-269p. 독해
10/22 : 88-89p. 단어
10/20 : 19일 수업 복습
10/18 : 86-87p. 단어
10/17 : 87p. 단어
10/16 : 12일 수업 복습, 85p. 단어, 333p. 듣기

 

처음에는 단문 독해도 버벅거렸고 청해에서 まず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다보니 복잡한 글과 긴 발화도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독해 파트를 공부하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형광펜으로 체크하고, 요미가나를 적어뒀다. 이 방법으로 언어지식 파트 공부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수능 국어에서 비문학을 좋아했어서, JLPT 독해 파트 공부도 재밌게 한 것 같다. (+가채점 해보니까 독해 만점이다.)

 


청해 파트의 경우에는 '해커스 JLPT N3 한 권으로 합격' 교재의 MP3 파일만 공부했다. 문제를 푼 다음에 대본을 읽으면서 MP3 파일을 다시 들었다. 이 과정에서 잘 안 들리는 단어가 있는지 체크했다. 밖에 돌아다닐 때 음악을 듣는 대신 MP3 파일을 1.2배속으로 듣기도 했다.

 

https://youtu.be/IfH-fI0a0cA?si=h410Lk8gPEGe3n91

 

시험 3일 전부터는 유튜브에 'JLPT N3'라고 치면 쏟아져나오는 무료 강의들을 들었다.

 

 

 

시험 당일

 

시험은 일요일 오후 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진행되었다. 집에서 점심 먹고 커피 테이크아웃해서 여유롭게 들고 갔다.

 

1교시 언어지식(문자, 어휘)이 끝난 직후 2교시 언어지식(문법) 및 독해 시험을 봤다. 20분 정도 쉬는시간 후, 3교시 청해시험이 있었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을 가거나 핸드폰을 써도 되었다.

 

 

 

앞으로의 계획

 

아직 시험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N3를 본 사람들은 전화 일본어로 회화를 연습한다든가 N2 N1을 도전한다든가 하면서 일본어 실력을 레벨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당분간 일본어 공부는 안 할 것 같다.

 

JLPT 공부법은 대략 알았으니, N1은 언젠가 JMLE를 본다거나 일본인과 살게 된다거나 하는 뚜렷한 동기가 생기면 도전할 생각이다.

 

일본어 대신, 중국 무비자도 풀린 김에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다. 상하이 여행갔을 때 바에서 만난 사람들과 파파고로밖에 대화하지 못해서 아쉬웠기 때문이다. 마침 한자 베이스도 갖춰졌으니 근시일 내에 HSK 4급부터 응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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