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로마, 나폴리 3박 4일

엉뚱나무 2024. 10. 11. 13:49
1일차 (로마 도착)

 

이지젯 탑승

 

스위스 바젤->로마는 저가항공 이지젯으로 이동했다. 예상 도착시간이 21시였는데 기상 문제로 1시간 지연되었고, 활주로에 비마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내 분위기는 파이팅이 넘쳤다. 착륙하니까 승객들이 박수를 쳤고, 기다림 끝에 비행기 문이 열리자 승무원 아주머니가 브라보를 외쳤다. 비행기를 나가자 건너편 셔틀버스에 손을 흔드는 사람도 있었다. 다들 어린아이처럼 해맑았다.

 

로마 밤거리 (트라스테베레 역 앞)


공항철도를 타고 트라스테베레 역에 도착했다. 트라스테베레 지구는 로마 중심지와 거리가 있는 동네다. 바티칸 시국에서 자전거로 20분 정도 걸린다.

 

처음 마주한 로마 길거리에 대한 인상은... 딱히 없었다. 깊은 밤이고 야경이랄 것도 없는 로컬 동네였기 때문이다. 굳이 꼽자면 보행자 신호등에도 노란불이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다음날 아침에 찍은 호스텔 전경

 

한밤중에 호스텔 트라스테베레에 체크인했다. 카운터 직원은 드립을 쉴새없이 치는 양반이었다. 내 Surname이 Park인거 보고는 Independence Park에 가보라는 드립까지 치더라. (테르미니역 근처에 Piazza dell'Indipendenza라는 작은 공원이 있던데 아마 이곳을 말한 듯...)

카운터에서 코카콜라 하나 샀더니, 로마에서는 와인을 마시고 자야 한다고 옆 테이블 여자들이 농담했다. 건물 지하에서는 당구치고 다트 던지고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구석탱이에서 콜라를 마시고 있었더니, 한 투숙객이 와서는 "소매치기가 방 안까지 들어와서 물건을 털어가니까 짐을 잘 포장해놓으라"고 NPC처럼 말해주었다.

 

정신없이 시작된 로마의 첫날은 인싸력 넘치는 현지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2일차 (로마 시내 투어)


숙소 근처 피자집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Pizza alla Pala에서 산 버섯피자


친절한 아시아계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3유로(약 4,500원) 정도에 머쉬룸피자 세 조각을 샀다. 스위스 물가에 고통받다가 이탈리아로 오니 편안해졌다.

 

우유


이탈리아는 우유가 맛있다고, 스위스에서 만난 분이 추천해주셨었다. 동네 마트에서 사서 마셔보니까 정말로 우유에 풍미가 깃들어있었다.

 

브런치를 먹은 후 로마 시내로 향했다. 이탈리아인들은 길거리에서 전화하면서도 한 손으로 열심히 제스쳐를 했고, 버스기사도 앞차가 맘에 안 들면 혼자 제스쳐를 취했다...

 

https://maps.app.goo.gl/QqvzM1goFsnnzZqU8

 

진실의 입 · Piazza della Bocca della Verità, 00186 Roma RM, 이탈리아

★★★★☆ ·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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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관광지는 진실의 입이었다. 입장 비용을 받는다는 글을 봤었지만 무료관람&촬영이 가능했고 기부 형식으로 돈을 받았다. 입에 손을 넣으면서는 문득 이 입에 손을 넣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궁금해졌다. 몇천년 된 맨홀 뚜껑을 관광지로 만드는 것도 재능이다.

 

바티칸 박물관 앞

 

바티칸 시국으로 향했다. 야외에서 바티칸 박물관 입장을 대기하는데, 도중에 비가 내렸다. 우산을 안 가져와서 꼼짝없이 비를 맞아야 했으나 대기열을 이탈하기도 아쉬웠다. 결국 잡상인에게서 5유로(약 7,500원)짜리 판초우의를 사입었다. 여행 내내 성실하게 일해오던 날씨요정이 직무유기한 순간이었다.

 

생각보다 거대했던 아테네학당


현장에서 국제학생증을 제시하고 8유로(약 12,000원)짜리 티켓을 구매했다. 바티칸 박물관이라고 하면 아테네학당, 천지창조밖에 몰랐는데 고대 이집트에서 가져온 전시품부터 전위적인 현대미술까지 박물관으로서 컬렉션의 폭이 넓었다. 현대미술은 천지창조로 향하는 복도에 우르르 전시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관광객이 무심코 지나치고 있었고, 나도 그랬다.

미술관을 나와서 거대한 솔방울과 돌아가는 지구본(이 이름들밖에 떠오르지 않는다...)을 구경했다. 전세계 가톨릭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성베드로 대성당은 대기가 너무 길어서 스킵했다. 짧은 바티칸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레고 로마군


가는 길에 공인 레고샵이 있어서 구경했다. 레고 로마군인, 레고 페라리, 레고 트레비분수 그림 등 이탈리아와 로마의 감성을 담은 작품들이 많았다.

 

https://maps.app.goo.gl/gWypa2PZYzcQm2NX9

 

Osteria del Tempo Perso Belsiana · Via Belsiana, 94 -95, 00187 Roma RM, 이탈리아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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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는 스페인광장 근처에서, 한국인 리뷰가 유난히 많던 식당에 갔다. 5시밖에 안 되는 이른 시간이라 입장 시의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본식

 

대합 스파게티와 백포도주를 주문했다. 저렴한 와인(이라고 해도 한 잔에 거의 만원)이었는데도 테이스팅을 시켜주시길래 좀 재밌었다. 뻘쭘해서 대충 입에 굴리는 척만 했다.

 

대합 스파게티는 면이 생각보다 두꺼웠고 풍미가 상당했다. 먹으면서 문득 '이건 이탈리아 바지락칼국수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저트는 Crema Catalana라는 처음 보는 음식을 도전했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것이 유럽 탕후루 느낌이었다. 물론 내용물이 과일은 아니고 크림이다.

 

계란찜처럼 생긴 Crema Catalana

 

마지막에 핑크색 과자를 디저트로 내놓길래 기본제공되는 후식인가보다 하면서 먹었는데, 나중에 계산서 보니까 과자비용으로 2.5유로(약 4천원)가 청구되어 있었다. 역시 유럽에서는 물 하나 과자 하나도 그냥 주워먹으면 안 된다. 가게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었으나 마지막에 주문하지 않은 음식을 내온 것이 아쉬웠다.

 

젤라또를 먹으면 안 된다는 스페인 광장

 

식사를 마치고 뒤편의 스페인 광장, 메디치 빌라를 구경했다. 그 후 트레비분수에 갔다.

 

뒤편의 광고는 미우미우

 

경치는 좋은데 관광객이 심각하게 많았다. 2025년 희년을 앞두고 10월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갔다는데, 폐쇄 직전이라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분수 보면서 멍때리다가 걸음을 옮겼다.

 

판테온


다음은 판테온에 갔다. 건물 내부 구경엔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해진 후에 갔는데, 역시 내부를 보지 않으면 딱히 즐길 컨텐츠가 없었다.

 

조국의 제단

 

보수공사 중인 조국의 제단과 그 뒤편의 포로 로마노를 구경했다. 로마의 고대와 근현대를 보여주는 유적들이다.

 

콜로세움


명실상부 로마의 랜드마크인 콜로세움에 갔다. 사진 왼쪽 아래편을 보면 원형으로 둘러선 사람들이 보이는데, 달밤에 스트레칭하고 콜로세움 주위를 뛰어다니던 사람들(러닝크루?)이다.

 

킥보드 타고 귀가


밤 11시까지 로마의 야경을 잔뜩 담았다. 전동 킥보드 타고 테베레 강을 달려 호스텔에 복귀했다. 거의 12시간을 돌아다니며 압축적으로 시내 주요 스팟에 깃발 꽂은 날이었다.

 

 

3일차 (나폴리, 바티칸 야경)

 

이 날은 이탈리아 남부에 가기로 했다. 보통 남부투어는 나폴리, 폼페이,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 등등 남부 해안가를 가는데, 나는 해변에서 수영할 생각은 없었고 폼페이 유적지 역시 다큐로 보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해서 나폴리만 찍고 오기로 했다. 

 

테르미니 역에서

 

나폴리로 가려면 일단 트라스트베레 역에서 테르미니 역으로 가고, 거기서 나폴리행 기차를 타야 했다.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한국인들에게 악명이 높은 테르미니역이었으나 걱정보다는 치안이 좋았다. 휴대폰 손목스트랩 안 하고 다녀도 아무도 신경 안 썼다.

 

키오스크에서 나폴리행 트랜이탈리아 기차를 예매했다. 기차표엔 기차 번호만 나와 있고, 플랫폼은 전광판에서 확인하고 타는 방식이었다. 전광판을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5분, 10분 지연은 예삿일이고 30분이나 지연된 기차도 있었다. 역시 이탈리아는 버스든 철도든 정시성이 개판이긴 했다.

 

어김없이 내가 탈 기차도 지연되었고, 왜인지 중간에 10분 정도 정차하기까지 했다. 역에 서있던 기차가 마침내 출발하자 내 앞에 앉아있던 이탈리아 형님들이 박수치면서 좋아하던 일이 생각난다. 이지젯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도 느꼈지만, 로마와 나폴리 사람들은 화날만한 상황을 느긋하게 즐기는 럭키비키한 국민성이 신기했고 배워갈 점이었다.

 

멀리 보이는 베수비오 화산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나폴리 중앙역에 도착했 지하철로 갈아탔다. (지하철 도착 예정 시각보다 5분 늦게 플랫폼에 들어갔는데, 지하철도 5분 연착돼서 딱 알맞게 들어왔다. 참 즐거운 나라다.)

 

나폴리 길거리

 

이탈리아는 북부와 남부의 경제 격차가 크다던데, 과연 나폴리는 로마나 파리 등 지금까지 다녀온 대도시들에 비해 깡촌 느낌이 강했다. 고층빌딩도 많고 생각보다는 번화한 도시였지만 골목길로 들어가면 찌릉내도 꽤 났었다.

 

Gino e Toto Sorbillo에서 주문한 피자와 소다

 

한국인 리뷰가 좋았던 피자집에 도착했다. 점원이 눈에 띄게 친절했다. 파리에서도 그랬지만, 유럽 식당에서는 점원에게 메뉴에 관해 물어보면 대체로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대답하고 추천까지 잘 해주는 것 같다. 여기서도 논알콜 드링크가 있냐고 물으니 점원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다를 추천해줬다.


피자는 거대했고 생각보다 짰다. 피자를 조각내어 서빙하는 한국과 달리 여기서는 칼로 직접 잘라먹어야 했다.

 

나폴리 대성당

 

근처의 나폴리 대성당에 갔다. 여행 내내 화려한 성당들을 많이 본 터라 큰 감흥은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성당 실내를 구경하고 앉아있다가 나왔다.


다음은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나폴리항을 목적지로 출발했다. 가는 도중에 한 백인 아주머니께서 내게 길을 여쭤보셨다. 폰 배터리가 모두 떨어져서 지도를 못 보는데, 근처에 큰 대학교가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것이었다. 

 

https://maps.app.goo.gl/LE6yj2ovN2HFn4KG7

 

나폴리 프리드리히 2세 대학교 · C.so Umberto I, 40, 80138 Napoli NA, 이탈리아

★★★★☆ · 대학교

www.google.co.kr

 

검색해보니 아마 나폴리 프리드리히 2세 대학교인 것 같아서, 가는 길을 알려드렸다. 대학교가 마침 나폴리항 가는 길에 있어서 나도 구경하기로 했다.

 

나폴리 프리드리히 2세 대학교 내부

 

잠깐 들어가보니 평범한 대학교였다. 계단과 경사가 살벌해서 학생들이 고통받겠구나 싶었다.

 

다시 나폴리항으로 갔다. 화물을 싣는 곳도 있고 여객선이 정박되어있는 곳도 있었다. 나는 여객터미널 안으로 쭉 들어갔다. 바닷가 쪽으로 가는 길을 검문하는 사람이 있긴 했는데, 투어리스트라고 하니까 그냥 통과시켜줬다.

 

나폴리항에서 본 베수비오 산

 

내가 보기엔 경치가 아주 빼어나진 않았어서, '이게 3대 미항이라고?' 싶었다. 검색해보니까 3대 미항은 육지를 그리워하는 선원들의 시선에서 뽑았다고 한다. 선원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폴리항은 건너편에 베수비오 산이 떡하니 자리하고, 부산처럼 경사진 언덕에 줄줄이 늘어선 정겨운 건물들이 보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항구겠구나 싶었다.

 

비가 와서 나폴리 투어를 마치고 귀가했다. 로마 복귀는 이탈로(italo) 기차를 탔다. 키오스크에서 예매하고 있었더니 직원이 와서 결제 과정을 설명해주고, 플랫폼은 기차 출발 25분 전에 전광판에 뜬다고 알려주는 등 로마에서는 느낄 수 없던 친절함을 보여주셨다. 이게 이탈리아 남부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폴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다.

 

아무쪼록 이탈로는 직원이 친절했고, 시설 좋고 와이파이도 잘 터졌다. 트랜이탈리아와 가격도 비슷했기 때문에 다음에 또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면 이탈로 기차를 애용할 것 같다.

 

성 베드로 성당 야경

 

로마에서는 3일째 혼자 돌아다녔지만, 마지막 밤은 야경 보는 동행을 구했다. 동행 중에 한 형님이 남미, 아프리카, 중동까지 가보신 세계여행 장인이었다. 콜로세움에서 바티칸 시국까지 30분을 넘게 걸어가며 여행에 관한 여러 이야기와 썰을 들었고, 문득 다음에는 남미에 가고 싶어졌다. 바티칸 시국에서는 성 베드로 성당에 써있는 라틴어를 현장에서 검색하고 조각상의 의미를 찾아보는 등 현장에서 검색하는 방식의 여행을 하시며, 이렇게 하면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바티칸 시국 투어를 하지 않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여행지의 폭이든 여행 방식이든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는 동행이었다.

 

또 맥도날드


동행과 헤어지고 맥도날드에서 저녁 먹었다. 자전거를 타고 귀가했다.

 

4일차 (트라스테베레 지구, 핀초 언덕, 귀국)

 

유럽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또 피자


브런치는 감자피자를 먹었다.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호스텔 앞에 피자 맛집이 있다보니 3일 연속 피자를 먹게 되었다.

 

4일차는 딱히 계획이 없었다. 먼 곳으로 당일치기를 다녀오자니 저녁에 로마발 비행기를 타야 해서 시간이 빠듯했다. 그렇다고 로마 시내를 다시 가기엔 주요 관광스팟은 2일차에 야무지게 찍고 온 후였다. 공원 벤치에 누워서 가만히 계획을 짰다.

 

이탈리아 교육부인지 로마 교육청인지 하는 건물


일단 트라스테베레 지구를 탐험하기로 했다. 검색해보니까 '자니콜로'라는 언덕 위의 명소가 있었다. 정오마다 대포를 쏘는 것이 구경거리라고 했는데, 올라가는 길을 잘못 들어서 대포는 못 보고 빵 터지는 소리만 들었다

 

자니콜로에서 내려다본 로마 시내


잠깐 쉬다가 메디치빌라로 넘어갔다. 빌라에 들어가진 않고 외관을 구경했다.

그 옆의 핀초 언덕에 올라가니까 난데없이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



카메라 롤이 돌아가는 장면은 스태프의 제지로 찍지 못했으나,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당했다. 드라마 찍는거 구경한 다음 한참을 벤치에 누워서 쉬었다. 마지막 날이라 피곤했고 여행 계획도 없었던지라 거의 한량처럼 돌아다녔다.

 

핀초언덕 근처 화장실 찾다가 발견한 폴란드인의 분노

 

이번 여행에서는 카페를 한 번도 가지 않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한 번쯤 카페를 가야겠다 싶어서 테베레강 근처의 동네 카페로 향했다.

 

에스프레소



로마에 왔으니 로마 사람들처럼 먹어봐야겠다 싶어서 '커피'를 시켰다. 여기서는 에스프레소가 곧 커피로 통용되는 것 같다. A cup of coffee 달랬더니 종류 묻지도 않고 에스프레소를 줬다. 가격은 1유로(약 1,500원)로 한국보다 저렴했다.

쥐꼬리만한 컵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보고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이탈리아인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어 후루룩 마시는 편이고 카페라떼 같은 배리에이션 커피도 점심 이후에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조그마한 잔에 담긴 커피를 설탕 넣어가며 홀짝홀짝 잘만 먹고 있었다.

나도 로마 사람들처럼 근본의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싶었지만, 설탕을 한 봉 통째로 넣었음에도 느껴지는 쓴맛 때문에 그냥 물을 부어 먹었다. 아직까지는 에스프레소에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얹어먹는 것이 내 한계다.

 

베이컨 까르보나라와 레드와인


로마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베이컨 까르보나라와 레드와인이었다. 라자냐나 젤라또, 필라프 같은 다른 이탈리아 요리도 먹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스파게티랑 피자만 왕창 먹게 되었다.

건더기가 풍부했고 맛이 자극적이라 딱 패밀리 레스토랑 느낌이 드는 든든한 한 끼였다.

 

자세히 보면 전광판이 뒤집어져 있음


귀국편을 탑승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서 기념품을 여럿 구매했다. 슬슬 한국이 그립긴 했으나 유럽을 떠나려니 싱숭생숭하기도 했다. 이제 로컬 식당에서도 편하게 주문하고, 화장실을 자연스럽게 티슈와 물 보급창고로 쓰고, 삐걱거리는 옛날 건물 특유의 싸구려 현관문도 쉽게 열게 되었는데 이제 돌아가야한다 생각하니 아쉬웠다.

막상 비행기에 오르니 대부분의 자리가 차있는 상태에서 기적같이 내 옆자리가 비어있었고 연착도 되지 않아서 즐겁게 귀국했다.

 

기내식1 치킨덮밥

 

첫 끼는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스웨디시 베리 콤부차


콤부차는 톡 쏘는 맛이 좋았다.

 

기내식2 (이름 기억 안 남)


두 번째 기내식도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이번에는 공항철도와 지하철을 연계해서 집으로 향했다.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환승을 2번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으나 공항리무진에 비해 만원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로써 집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모든 루트(자동차, 공항리무진, 도시철도)를 경험해보게 되었다.

 

날짜로는 5일차 저녁에 집에 도착했다. 이로써 10박 12일 동안의 짧고 밀도높은 유럽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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